2012년 6월 13일 수요일

가난한 이(?)의 작업환경 교체기

홈레코딩은 그 이름 답게 집에서 레코딩 해야 하는 겁니다! 라는건 얼토당토 않는 주장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전 취미로 음악을 하고 그래서 합주실이나 작업실 같은건 당연히 없습니다.

가난(?)하기에 집도 작고 제 방은 더더욱 작습니다. 너무 작아서 침대 하나 넣고 책상 하나 넣으면 가득 차는 공간일 정도지요. 하지만 대출 받아서 큰 집을 샀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왠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집값 떨어지는 걸 보면 말이죠. 그래서 빨리 집값아 더더더더더 더~욱 더 떨어져라 빌고 있습니다. (집 소유자 분들껜 참 죄송한 말이지요 ^^;)

삼천포로 간 것 같은데 다시 돌아와서, 이 작은 방에 저는 이렇게 작업 환경을 구성해 놓고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모자이크처리하고 싶을 정도의 후줄근하고 보기 싫고 스피커에도 안 좋은 모습입니다. 컴퓨터가 놓인 테이블은 작은 방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일부러 작은걸 들여놓은 것이었지요. 비싸게 들인 신디사이저(KORG M50)는 컴퓨터와 함께 작업 할 때 허리나 목에 안좋은 위치로 배정되어 있습니다.

스피커의 위치도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위치지요.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신디 오른쪽에도 3단 책장이 하나 더 있어서 여기에 오른쪽 스피커를 올려 놓은 상태였습니다. 높이가 높아서 바로 귀에 소리가 안들어와요. 거기다 저 배치는 뒷 공간이 없어서 스피커에서 베이스 소리가 제대로 안울립니다.

그 무엇보다, (사진에서는 안보입니다만) 여기 저기 연결되어 있어서 보기싫은 케이블들을 처리하고 싶었지만 가지고 있던 가구들 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포기하고 익숙해지자며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리랑 목이 너무 아파요. 신디 내장 시퀀서로만 작업한다면 모르겠지만 로직이 깔려있는 저 맥북프로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컴퓨터 쓸 때 마다 허리랑 목이 돌아가지요. 조금만 더 큰테이블이 있었다면 신디를 함께 올려놓고 쓸 수도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

결국 오랜 숙원을 약간의 돈을 들여 이루어 봤습니다.

우선은 좀 더 큰 테이블이 필요했습니다. 줄자로 길이를 제어보며 넓이는 1200mm 정도면 되겠구나 싶었지요. 문제는 폭인데, 공간이 좁다 보니 넓은 폭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700mm를 넘으면 의자 들어가고는 빈 공간이 없어질 정도니깐요.

그래서 포핑테이블 1200x600 높이는 700으로 조절해서 하나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 테이블 만으론 맥북과 신디 둘 다 올려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어차피 신디 뒤쪽에 맥북을 놔도 신디 높이 때문에 화면이 가려질게 뻔한니, 차라리 그 뒷 공간을 높여서 좀 더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더 이상의 돈을 들일 수는 없고 가지고 있는 재료(?)만을 이용해서 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는 이렇습니다.


기존의 작은 테이블에서 다리를 떼어내서 신디 뒷 쪽에 높여서 설치하기로 하였지요. 높이는 가지고 있던 쓰지 않는 책들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스피커도 신디 보다 높은 위치로 배치해야 하는 겸 스피커 받침대와 보조테이블 받침대로 배치해 봤습니다. 신기하게도 딱 좋은 사이즈로 배치가 되더군요.

그런데 작다고 생각한 보조테이블이 생각보다 넓어서 신디를 덮치더군요. 생각을 전환해서 신디도 받침대의 일부로 만들자 라고 한게 위와 같은 모습입니다.

안타깝게도 스피커 아래에 스파이크 같은건 설치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스피커와 벽 사이에 공간이 거의 없어서 여전히 베이스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 스피커는 구석에 붙어있어서 소리가 울릴지도 모르겠군요.

다행히도 저 벽 뒤로는 집이 없습니다. 좀 울려도 관계 없겠지요. ;-)


그 보기 싫던 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보조테이블 아래에는 공간이 많습니다. 좌/우 받침대로 책이 있으니 그 가운데 공간은 제법 넓지요. 여기 아래에 선을 모두 숨겼습니다.

이건 정말 굉장한 아이디어 였던 겁니다. 하하하 -_-;;;

그런데 숨겨지지 말아야 할 것 까지 숨겨진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바로 오디오 인터페이스 입니다. 제가 쓰는건 AudioFire2라는 굉장히 큐티한 작은 거라 숨기기 편하지만, 여기에 헤드폰을 자주 연결해서 써야 하는 만큼 보조테이블 아래로 숨겨버리면 좀 낭패지요.

물론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받침대로 쓰는 책과 신디 사이에 약간의 공간을 두고, 이 공간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숨겼습니다. 이렇게 하면 테이블 왼쪽으로 헤드폰을 연결 할 수 있지요.스피커/신디/오디오인터페이스 전부 테이블 왼쪽에 볼륨 조절 노브가 위치하는 통합적인 구조입니다.


오랜 숙원을 해결하였습니다

하지만 신디사이저의 위치가 높아지니 건반 치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좀 낭패이기도 합니다. 건반의 위치는 팔꿈치를 90도로 굽혔을 때 손이 건반 위로 오는 높이가 적당하다고 합니다만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불가능한 위치이지요.

의자를 높이면 신디 높이 차는 약간 해소 가능합니다만 다리가 불편하지요.

물론 익숙해지고 볼 일입니다. :-)

ps. 아이패드랑 맥북프로에 외장악기 까지 가지고 있는 놈이 가난한거냐 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난감하네요. 특히 저 아이패드는 3세대 뉴-아이패드입니다! ... ;; 대신 전 다른데 쓸 돈을 많이 아끼는 편이지요. 예를 들자면 옷 사는 돈이라던가 옷 사는 돈이라던가 옷 살 돈이라던가 옷 살 돈을... -_-...??

관련 링크: 작업 환경의 (약간)의 진화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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